네트워크로 연결된 오늘날의 문화현상들이 모호하고 자의적인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문화의 개념 또한 다루기 어렵고, 문화에 대한 학문적 모델을 만들어내는 일도 쉽지 않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문화적 사건은 매체 안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문화의 본질, 특징, 상태, 기능 및 기능방식은 바로 그러한 매체와의 밀접한 연관 속에서 형성된다. 문화는 매체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근래에 들어와 매체학은 문화라는 복합적 현상에, 그리고 문화학은 매체라는 복합적 현상에 주목하게 되었다. 하지만 백 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문화학이 확고한 학문적 위상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자신이 매체와 맺고 있는 관계를 표현할 수 있는 고유한 담론을 발전시켜온 데 비해, 연륜이 짧은 매체학은 이제야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 책은 매체이론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학문적 대가들의 대표적 텍스트를 선정해서 엮은 것이다.
이 책은 기초적 논의에서부터 오늘날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여러 주제에 이르기까지 매체이론의 여러 영역을 아우르는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에는 관련 주제를 대표하는 이론가들의 대표적인 텍스트를 싣고 있다. 또한 각 장의 서두에는 해당 주제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각 텍스트의 핵심내용, 그리고 각 텍스트들의 연관성을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독자들에게 매체이론의 전개 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일차문헌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와 동시에 매체이론의 전반적 면모와 핵심주제들을 조망할 수 있는 시야를 열어준다는 데 이 책의 미덕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