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의 귀환 동서양 덕의 역사: 서양편(문명공동연구 9,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7년 4월 30일) -지은이: 박기순, 송유레 이 책은 동양편과 서양편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각 부마다 덕윤리의 역사적 전개에서 중요하고 주목할 만한 시각을 제시한 철학자들을 다룬다. 동양편에서는 일곱 명의 철학자를, 서양편에서는 다섯 명의 철학자를 다룬다. 서양편은 플라톤(기원전 427-347)의 윤리학에서 출발한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 로부터 물려받은 윤리학의 문제를 보다 확장된 철학의 지평에서 천착하길 시도한다. 그는 소크라테스가 개인적으로 실천했던 돌봄의 윤리를 국가적 차원에서 실행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세우느라 고심한다. 이런 식으로 덕의 윤리학은 덕의 정치학으로 확장된다. 다음으로 고전적 덕윤리를 체계화한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를 살펴본다. 그는 행복이 덕의 실현에 있다고 보았으며, 인간의 본질을 이성에서 찾는 이성적인 인간관과 한 사물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에 가장 좋은 상태를 ‘덕’(德)으로 간주하는 기능주의적 덕 개념을 주장한 점에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수립한 고대 윤리학의 기본 틀을 계승했다. 나아가 정치공동체가 구성원들의 행복을 목적으로 하며,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덕 교육에 힘써야 하고, 법 또한 덕을 위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 점에서 플라톤의 정치학적 입장을 수용했다. 마키아벨리(1469-1577)는 스피노자―니체로 이어지는 근대 덕윤리 전통을 열고 있는 선구자이다. 비록 그는 정치론에 국한된 문제설정 속에서 자신의 철학을 발전시켰지만, 그가 거기에서 성취하고 있는 개념적 혁신은 정치론을 넘어 인간학, 존재론에까지 확장된다. 스피노자(1632-1677)는 마키아벨리의 이러한 통찰을 체계화한다. 그의 윤리적 성찰은, 한편으로는 당시의 지배적인 윤리적 담론이었던 그리스도교 도덕의 자유 의지론과, 다른 한편으로는 고대 덕윤리 전통의 목적론을 동시에 극복하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다. 그가 기획했던 새로운 ‘보편 윤리학’은 보다 강한 인간 본성의 구성이라는 덕윤리 고유의 문제설정 하에서 제시된다. 니체(1844-1900)는 의지의 자유, 목적, 도덕적 세계질서, 비이기주의, 악을 부정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을 스피노자와 동일시한다. 또한 그는 마키아벨리의 덕 개념을 자신의 그것과 동일시하기도 한다. 이렇듯 니체는 마키아벨리와 스피노자의 사상이 자신의 철학과 맺고 있는 친화성을 긍정하고 있으며, 스스로를 이 전통의 계승자로 인식한다. 마키아벨리나 스피노자보다 니체에게서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덕 개념의 미학적 전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