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과 시민사회(문명텍스트 31,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7년 3월 25일) -지은이: 헤겔 -옮긴이: 박배형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시민사회를 읽다 헤겔의 『법철학』 제3부 2장 「시민사회」를 번역하고 해석한 이 책의 목표는 두 가지이다. 그 하나가 직접적이라면 다른 하나는 간접적인데, 전자는 헤겔이 묘사하고 있는 근대 시민사회의 상(像)을 주해의 형식을 빌려 가능한 한 알기 쉽게 해설하는 것이다. 그리고 후자는 그의 시민사회론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밝히는 것이다. 헤겔이 제시하는 시민사회의 상은 사실상 조선 후기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서양 근대 문명의 충격과 세례를 받았던 대한민국의 근대화 기획에서, 우리 사회가 의식적으로건 무의식적으로건 추구하고 추종했던 서양 근대 사회의 전형적 양상을 표현하고 있다. 왜냐하면 — 근대 서양에서 출현한 — 민주주의적 법질서와 사회제도를 갖춘 자본주의적 산업화라는 틀이 이 근대화 기획의 골자였다고 할 때, 헤겔이 제시하는 시민사회의 상은 이러한 틀의 원형적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헤겔의 시민사회론은 해방 이후 대한민국이 지향해왔던 산업화와 민주화의 원형적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또 이제 서양 근대 문명의 극복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큰 의의를 지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