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속의 불만(문명텍스트 23,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4년 12월 30일) -지은이: 지그문트 프로이트 -옮긴이: 성해영 『문명 속의 불만』은 프로이트의 저술 중에서도 대단히 오랫동안 폭넓게 읽힌 작품이며, 정신분석학뿐만 아니라 종교심리학의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원래 제목을 ‘문명 속의 불행(Das Unglück in der Kultur)’으로 붙이려 했던 것처럼, 이 책에는 ‘인간의 행복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문명이 왜 인간을 오히려 불행하게 만드는가’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해답의 모색이 담겨 있다.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문명텍스트 총서로 발간된 이 번역판에서는 해제와 해설을 통해 『문명 속의 불만』이 종교와 인간 종교성의 다차원적인 이해에 어떤 통찰을 주는지를 보여 준다. 문명이 형성과 유지에 필요한 힘을 리비도에서 지원받는다면, 일정한 양의 리비도는 문명의 유지를 위해 반드시 유보되어야 한다. 따라서 문명 창조의 에너지를 소진시킬 수 있는 무차별적인 성적 만족 추구는 환영받지 못하고, 인간은 문명적 요구에 불편함과 불만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문명의 형성과 유지를 위해 인간 욕동이 어떤 방식으로든 제어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종교를 위시해 현대 문명이 인간 욕동을 과도하게 억압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특히 그는 “서양의 유신론적 종교가 인간의 성욕과 공격본능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신중하게 다루기보다는, 문화적 이상의 이름으로 과도하게 억압한다”고 경고한다. 결국 현대 문명이 구성원에게 강제하는 욕동의 억압이 문명 자체를 위협할 정도로 과도해졌으므로, 이로 인해 야기된 ‘문명 속의 불만’에 주의를 기울이고 이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프로이트의 진단이다. 인간과 문명에 대한 폭넓은 시각 프로이트는 자신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였던 ‘종교’라는 주제를 이 책에서 ‘문명’이라는 개념과 연결해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동시에 프로이트는 ‘대양적(大洋的) 느낌’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의 종교와 종교성을 신비주의와 관련하여 논의한다. 말년의 저작인 탓에 정신분석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각주로 제공하였다. 또 욕동 이론을 포함해 개인의 심리적 발달, 문명적 초자아 형성과 문명의 유지, 종교의 역할과 의미, 종교성의 근원과 신비주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가 망라되어 있는 이 책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을 추가하여 중요 개념을 정리하였다. 프로이트가 제기하는 물음의 무게와 해답이 모색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시각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이 책은 지금까지도 고전으로 손꼽힌다. 명쾌한 논리 위에 치열한 사고에서 유래하는 깊이가 배어 있는 『문명 속의 불만』은 인간과 문명을 폭넓게 조망할 기회를 주는 책이다. 종교학 전공자인 옮긴이(성해영,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교수)는 해제와 해설을 통해 『문명 속의 불만』이 종교와 인간 종교성의 다차원적 이해에 어떤 통찰을 주는가에 초점을 두어, 정신분석학이 종교와 종교성을 규명하는 데에 얼마나 풍부하게 기여하는지를 보여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