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통의학과 서양의학 사이의 지형도가 변화하는 시기에 중의학의 재정립을 모색한 책
당종해는 중국의 전통의학을 철저히 옹호하는 입장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양의 과학과 의학을 전적으로 배척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서양의 지식을 통해서 중국의 의학을 더욱 풍요롭게 해석할 수 있으며, 반대로 중국 의학을 통해 서양 의학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고 여겼다. 그런 이유로 회통(匯通)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둘 사이의 결합을 시도했다. 물이 돌아서 모인다는 ‘회’의 의미처럼, 그는 서양 근대의학과 중국의 전통의학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고 보았다. 그가 쓴 『중서회통의경정의』는 중서의학 사이의 지형도가 변화하는 시기에 요구되던 중의학의 재정립을 모색한 책이고, 타자인 서양의학을 그대로 수용했던 일본과는 달리 새로운 방식의 근대화 길을 모색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