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말은 없다, '다른' 말이 있을 뿐! 표준어와 방언, 그 치열한 대결의 역사 ""야를 때리고, 자를 치우고.""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대표팀의 사투리가 여과없이 방송을 타고, 사투리를 적극 활용한 '응답하라' 시리즈가 인기리에 방영되는 등 사투리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꽤 오랫동안 사투리는 '방송심의규정'을 통과해야 했고 '사투리 쓰지 않기 운동'을 피해 음지에 머물러야 했다. 지방분권을 외치지만 지방은 언어에서부터 제 역할을 넘겨받지 못했던 셈이다. 30년째 제주방언을 연구해오면서 우리나라 방언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데 앞장서온 정승철 교수(서울대 국어국문학과)가 표준어와 방언의 대결구도를 사회문화사적으로 추적하는 저작 [방언의 발견]을 펴내며, 획일화된 가치를 강요하는 우리 사회문화에 일침을 가한다. 다름이 차별이 되어서는 안 되며, 그 원칙은 일상생활의 언어에도 차별없이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실 반만년 역사에서 사투리가 이토록 푸대접을 받은 기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서울말을 표준어로 정하면서 서울말과 지방어 사이에 위계가 생겨났고, 근대계몽기와 산업화시기를 거치면서 국가 주도의 표준어 정책 아래 방언은 교정해야 할 말, 공식적이지 못한 언어로 억압받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삶 속에서 방언은 일상어로 끈질기게 살아남아 그 저력을 과시해왔는데, 저자는 일제강점기의 소설에서부터 오늘날의 드라마와 영화, 가요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자료를 꼼꼼히 분석해 우리 문화 속 방언의 위상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나아가 '방언 사용권'이 우리 사회가 문화적 다양성을 얼마나 존중하고 수용하는지 판가름하는 척도임을 지적하며 방언을 사용할 권리는 곧 인간의 '기본권'임을 역설한다. |